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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과 정의당 류호정이 결국 탈당했다. 요 며칠 간 시사 프로그램이나 뉴스 대담 코너를 보면 류호정 얘기가 빠지지 않았다. 국힘과 민주당에서 탈당하는 정치인들 얘기를 하다가도 말미에 꼭 류호정 얘기가 붙었다. 얼마 전에는 정의당 비대위원장 김준우가 비례 대표 1번인 류호정 공천을 사과했다. 책임 있는 주체라면 관리 불가능한 일에 대해서도 사과할 수 있다. 예컨대 대통령은 예측불가능한 천재지변에 피해 입은 주민에게 사과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다른 인터뷰에서 나온 그의 말에 따르면) 상징성 있다는 비례 대표 1번의 이탈에 대해 당원들에게 사과할 수 있는 것 같다. 즉, 정의당을 지지해 주고 선택해 준 시민에게 사과한다는 대목까지는 납득된다. 그 다음 대목이 사과의 성격을 바꿨다. 김준우는 비례 대표 후보 검증과 재.. 더보기
Be my love https://youtu.be/jUuTxxq0SGM?si=5Zam-jgmxZXffBiR 나부터가 그러니까 요즘 부쩍 이 곡을 듣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이라 믿는다. 더보기
이준석의 인종차별2 https://youtu.be/U_T9mw5tU84?si=nyP3sH0-q_12wX_S 할일이 밀려서 시간이 없는데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 것 같아서 나라도 해야 할 것 같아 한마디 찌끄려 놓는다. 이준석의 신당과 국힘의 알력 다툼 같은 것은 관심 없다. 이준석을 탓하거나 인요한을 감쌀 생각도 전혀 없다. 나는 그들의 정치에 별 관심이 없다. 내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한국 사회가 인종차별이라는 개념을 아예 모른다는 것이다. 무슨 부모 운운하는 막말을 한 것과 별개로 위 동영상에서 이준석이 그걸 분석한답시고 영어로 교육 어쩌고 하는 얘기는 여전히 인종차별이다. 분노에 찬 한국 온라인 문화에서야 그런 게 정당방위로 취급되겠지만, 내가 보기엔 예컨대 백인이 흑인을 차별했다고 해서 그게 백인의 속성이라고 말하.. 더보기
이준석의 인종차별 https://youtu.be/FTBcpVWHNGk?si=MCzH_m6zRiuZSjtf 언론들이 약간 멍해 보인다. 예전에 KBS 스펀지라는 프로그램에서 개가 대체로 주인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실험을 한 적 있다. 주인을 잘 따르는 큰 개라고 하더라도 주인이 해를 당하는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당황하다가 도망친다는 것이다. 비단 개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도 자기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거나 훈련이 돼 있지 않으면 그 상황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행동한다. 군대에서 허구헌날 준비태세 훈련을 하는 것도, 상관의 명에 복종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다 난리통의 혼돈 속에서 평소 몸에 익은 대로 사람을 움직이게 만들기 위해서다. 한국은 주류 사회에서 인종적 갈등.. 더보기
편안한 무기력 아이리시맨 이후에 만들어진 영화라 기대를 좀 했는데 영 엉뚱한 영화였다. 시작할 때부터 끝나기 몇 분 전까지 대부분 지루했다. 이야기가 지루하다기보다는 숏의 연결이 지루했다는 뜻이다. 아무 이야기 아니더라도 연출/편집에서 도약하는 게 영화다. 설명조의 평범한 편집으로는 연쇄살인마들끼리 우연히 핵발전소에서 마주쳐 대결하는 얘기를 하더라도 지루하기 마련이다. 하고 싶은 말을 위해 용맹히 나아가던 아이리시맨과 달리 이 영화는 상영 시간만 비슷할 뿐 매우 조심스럽다. 거의 어떤 예술적 시도도 하지 않고 TV 영화처럼 설명만 한다. 물론, 조급하지 않게 차근차근 설명해서 나중 법정 장면에서 어니스트가 그냥 진술만 하는데도 상황이 다 이해되는 것은 장점이다. 하지만 내가 영화에 기대하는 것은 전말을 잘 설명해 주는.. 더보기
더럽고 신성한 결혼 거창하게 말해서 한국 영화의 희망을 엿봤다. 유재선의 잠은 말하기 어려울 정도의 모순에 이른다. 칭찬에 앞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영화가 전체적으로 유려하지는 않았다. 집 안이라는 장소를 흥미롭게 재구성하거나 갓난아이라는 현재적 존재, 즉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며 모든 것을 현재화하는 특수한 중력의 도전도 수락하지 못했다. 모든 일의 중심에 아기가 있음에도 아기의 현재성을 영화 미디어로 노출하지 않아서 이 영화의 다른 현실은 은폐된다. 이에 관한 해석은 마지막에 덧붙일 수 있을 것 같다. 과감한 생략은 효율적이지만 동시에 영화를 파편적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 피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 때론 진득히 집중해 밀고 나가야 나중에 과감히 생략할 때 관객들도 함께 벼랑 위에서 도약할 수 있다. .. 더보기
대답 못 하면 죽는다 그러니까 어떻게든 대꾸해야 한다. 다른 사회와 마찬가지로 침묵은 상징적인 미덕이지만 현실에서 그 미덕을 경험한 사람은 많지 않아 낯선 행위다. 마지막에 말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고 대답 못 하면 진 것으로 간주한다. 그러므로 입에 거품을 물고 끝까지 싸워야 하며 말이 안 되는 소리라도 그냥 에바참치 어쩔티비 지껄여서 상대를 침묵시키면 이긴다. 소위 프로 막말러라는 소리를 듣는 지젝과 진중권을 비교하면 질적으로 상대가 안 된다. 지젝은 통속적인 예를 들거나 비속어를 쓰는 경우가 많지만 절대 상대의 인신을 공격하는 일은 없으며 비열한 태도를 보이지도 않는다. 단순히 예의가 바르다는 차원이 아니라 즉 태도 보수적 안정감을 주는 차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토론을 근본적으로 다른 일로 취급한다. 상대의 약점을 공.. 더보기
오펜하이머는 기존 체제를 견딜 만한 것이라 웅변하는 나르시시즘적 프로파간다다 며칠 동안 썼다 지웠다 하다가 리뷰 쓰기를 포기한다. 할 얘기는 많은데 블로그에 올릴 만큼 가벼운 글로는 못 쓰겠다. 전면적이고 큰 비판이 필요하다. 단순히 작가론으로도 안 되고 동시대 작가 감독들의 경향을 아우르는 비판 속에 끼워 넣는 정도가 좋을 것이다. 왜 자기 초상이 그를 억압하는 체제와 한 패가 되어 3시간 내내 변호를 하는지 지적하는 것이 오펜하이머를 통해 달성해야 할 비판점일 것이다. 막말을 좀 하자면, 설사 원폭에 맞아 새카맣게 타버리는 일본인/조선인 소녀가 나왔더라도 오펜하이머의 고뇌하는 표정보다 견딜 만했을 것이다. 반성하고 고뇌하는 주체의 서사를 읊어댐으로써 기존 체제는 스스로를 사면한다. 더보기
공감 괴물 관심 한번 받아보겠다고 취향에도 맞지 않는 영화들을 보고 있다. 강풀 만화를 원작으로 한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를 좀 봤다. 강풀이 각본을 쓴 만큼 그의 감상주의는 별다른 거름망을 거치지 않고 고스란히 적용된 것 같다. 인물들은 현실적인 깊이를 결여하고 있고 진부한 전형을 답습한다. 가령 이런 대사를 한번 보자. 초능력 그게 뭔데? 사람의 진짜 능력은 공감 능력이야. 다른 사람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 그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야. 엄마가 초능력 있는 어린 아들한테 영웅이랍시고 나대지 말라며 하는 잔소리다. 유행에 쉽게 휩쓸리는 한국 사회에서 한 차례 유행하고 지나간 훈계다. 공감 능력은 양날의 검이고, 하늘을 슝슝 날아다니는 정도의 초능력이라면 공감 능력은 아무리 중요해도 두 번째 이하다. 1. 공감한다는 .. 더보기
멀고 신 포도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기에 보러 가려다가, 표값이 비싸니까 신중히 고르려고 엄태화 감독의 전작부터 확인했다. 가려진 시간 첫 장면에 담긴 바다의 수평선은 적잖은 야심을 드러내지만 영화 전반에 원근을 넘나드는 시는 없다. 수십 년 동안 한국 영화가 그래왔듯이 울부짖는 클로즈업에 온 힘과 기대를 거는 육박전이다. 인물이 진부하고 평평하며 특히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든 90년대 초딩 같다. 미로를 구성할 수도 있었을 플롯은 플래시백으로 일축되었다. 흥미로운 구석도 있었다. 1. 김희원이 연기한 새아빠는 이런 장르에 으레 기대되는 헌신적 아버지상을 적극적으로 재현하려는 것 같지 않아 보였다. 그나마도 어색한 라면 장면 전까지 아빠는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자기에게 부여된 보호자 역할을 .. 더보기